졸업 후 11개월 걸려 들어간 직장, 1년반 만에 떠나는 이유?

통계청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68%가 첫월급 200만원 미만, 300만원 이상 3.7%
첫 직장 퇴사 청년 45% ‘보수·근로시간 불만족’
청년들이 졸업 후 첫 일자리를 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1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가까이 취업을 준비하고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더라도 청년들은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첫 직장을 그만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첫 직장을 그만둔 가장 큰 원인은 보수나 근로시간 때문이었는데, 3명 중 1명은 첫 일자리 월급이 150만원에도 못 미쳤다. 
통계청이 청년층의 고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졸업 후 첫 직장을 얻는 데까지는 평균 11개월이 걸리고 1년 6.8개월을 근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게티이미지뱅크
◇청년층 10명 중 7명은 ‘초봉 200만원’ 이하 
통계청은 이러한 결과를 담은 ‘2022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15~29세) 부가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는 올해 5월 고용동향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올해 5월 조사 기준 청년층 인구는 859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만4000명(2.3%) 감소했다. 
청년층이 최종학교를 졸업 또는 중퇴한 이후 첫 직장에 취업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10.8개월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첫 취업에 걸리는 기간이 0.7개월 늘었다.
졸업 후 3개월이 넘지 않는 기간에 청년 48.9%가 첫 직장을 구했지만, 절반 이상은 3개월 이상이 걸렸다. 1년 이상 2년 미만이 걸린 청년은 13.1%이었으며, 3년 이상 걸린 경우도 8.9%나 됐다. 첫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고졸 이하가 평균 1년4개월로 대졸 이상(7.8개월)보다 길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1년 가까이 걸려 취업을 하고도 청년층이 받는 월급은 10명 중 7명이 150만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리커
첫 직장에서 받는 임금이 월 200만원 이하인 경우는 67.9%에 달했다. 청년층이 첫 직장에서 받는 월급은 150만~200만원 미만이 36.6%로 가장 많았다. 월급 200만~300만원 미만인 경우가 28.4%였고, 150만원 미만인 경우도 31.3%나 됐다. 첫 월급이 300만원 이상인 경우는 3.7%에 그쳤다. 
졸업 후 첫 직장에 취업한 3명 가운데 1명꼴로 월급이 150만원에 못 미쳤고, 10명 중 7명은 2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은 셈이다.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20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말 기준 임금근로 일자리에 종사한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320만원이다. 첫 직장을 얻은 청년층 대부분이 약 2년 전 전체 임금근로자의 월 평균 소득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는 얘기다.

◇첫 직장 근속기간은 ‘평균 1년 6.8개월’ 
이 때문일까. 청년층이 첫 직장을 다니는 기간은 18.8개월에 불과하다. 전년 동월 대비 청년층의 첫 직장 근속 기간은 0.6개월 증가했지만 여전히 짧은 수준이다. 첫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청년은 34.4%에 그쳤다.
청년층의 65.6%는 졸업 후 가진 첫 일자리를 그만뒀는데, 일자리를 그만둔 사유로는 보수·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45.1%)이 가장 많았다. 이어 건강, 육아, 결혼 등 개인·가족적 이유(15.3%), 임시적, 계절적인 일의 완료, 계약기간 끝남(14%)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연봉은 직장인에게 이직을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잡코리아가 2021년 10월 직장인 112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이직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94.7%였다. 이들이 이직을 고려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연봉에 대한 불만’이 응답률 45.4%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여기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겠다고 느껴서(26.6%)’와 ‘워라밸이 보장되지 않아서(24.4%)’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일의 재미, 보람을 느낄 수 없어서(19.7%)’, ‘업무 강도가 너무 높아서(19.0%)’, ‘상사, 동료 등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한 불만(18.5%)’도 이직을 생각하게 하는 주요 이유로 꼽혔다.
연봉은 직장인들이 이직을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청년층의 낮은 초봉이 근속기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청년층이 첫 직장을 빨리 그만두는 데에는 고용 불안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이 구한 첫 직장의 63.4%는 계약기간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34.2%는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었다. 이중 29.5%는 1년 이하 계약직이었다. 
청년층은 첫 일자리로 42.2%가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도소매·숙박음식업 28.5%, 광·제조업 14.8%를 차지했다. 직업별로 보면 서비스·판매종사자 비율이 32.4%로 가장 높았고 관리자·전문가가 24.1%로 나타났다.
취업 경험이 있는 사람 중 전공과 일자리가 매우 일치하거나, 그런대로 일치한 경우는 절반(47.5%) 정도에 그쳤다. 나머지 39.7%는 전공과 일자리가 ‘매우 불일치’하고, 12.7%는 ‘약간 불일치’한다고 답했다.
◇청년층 고용 상황은 개선돼
한편, 청년층의 고용 상황은 방역 완화 및 경기 회복에 따라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기준 15~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은 47.8%로 전년 동월 대비 3.4%포인트 상승했다. 구직 활동에 주로 나서는 25~29세의 고용률은 72.3%로 같은 기간 4.5%포인트 올랐다. 2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6.6%로 전년 동월 대비 2.8%포인트 감소했다.
15~29세 청년층 중 비경제활동인구는 417만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인구는 70만4000명(16.9%)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15만4000명 줄어든 수치다. 청년 취업준비자가 감소한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통계청은 “최근 청년 취업자가 증가하는 등 고용 호조가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취업시험 준비생이 가장 많이 준비하고 있는 시험은 ‘일반직 공무원’ 시험으로 전체의 29.9%를 차지했다. 일반직 공무원 준비 비중은 지난해 32.4%에서 29.9%로 하락했지만 일반기업체, 고시 및 전문직, 언론사·공영기업체 준비자 비중은 상승했다. 
실제로 공무원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이에 따라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최근 들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29.2대 1로, 199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7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도 42.7대 1로 197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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