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또 무슨 ‘테크’가…”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테크 세상’

요즘 떠오르는 스타트업 가운데 ‘○○테크’가 아닌 곳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테크(technology) 기업의 핵심은 ‘기술’을 이용해 기존에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요. 산업 분야는 물론, 문화와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테크 열풍을 일으킨 ‘핀테크’(fintech)가 있는데요. 핀테크는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용어입니다. 핀테크 기업인 ‘토스’는 기존에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OTP 등을 반드시 사용해야 했던 불편한 송금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한 바 있죠. 
이밖에 부동산에 IT를 입힌 ‘프롭테크’(proptech), 기술과 교육이 만난 ‘에듀테크’(edutech), 농업과 IT의 ‘어그테크’(agtech)를 비롯해 ‘푸드테크’(foodtech), ‘리걸테크’(legaltech) 등이 이미 대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최근 주목받는 테크들을 알아봤습니다. 
여성의 건강 관리를 돕는 펨테크 산업이 커지고 있다. /유튜브 킥TV '리얼:타임:러브'
◇펨테크
최근 국내외 스타트업 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은 ‘펨테크’(femtech)입니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을 합친 말인데요. 여성의 건강 관리를 돕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기술이나 상품, 서비스 등을 의미합니다. 월경 주기 추적 앱 ‘클루’를 만든 아이다 틴 최고경영자(CEO)가 2016년 처음 제시한 개념이죠. 
펨테크의 영역은 여성의 임신부터 출산, 수유, 불임, 생리 등 광범위합니다.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 진단과 치료 등도 팸테크 범주에 들어갑니다. 펨테크 시장은 주로 해외에서 활성화되어 있는데요. 독일 베를린에 있는 클루는 여성이 자신의 과거 생리 정보를 입력하면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해 앞으로 3번의 생리주기와 배란일을 예측해 줍니다. 생리 기간엔 몸 상태와 스트레스 지수를 알려주고 맞춤형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스타트업 ‘라티스 메디컬’도 펨테크 기업 중 하나입니다. 유방암 치료를 받은 환우가 가슴 재건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조직 재생이 가능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체내에 흡수될 수 있는 보형물을 개발했죠.
국내에서 활약 중인 펨테크 스타트업으로는 해피문데이나 이너시아, 루닛 등이 있습니다. 월경주기 관리 앱과 연동해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월경 주기에 맞춰 필요한 용품을 배송해주거나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해 유방암 의심 부위를 찾아내는 식입니다. 
인류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펨테크는 잠재력이 큰 시장인데요.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이머전리서치는 2019년 187억5000만달러(약 21조원)였던 펨테크 시장 규모가 2027년 600억1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후테크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후테크’(climatetech)도 등장했습니다. 기후테크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거나 지구온난화의 해법을 연구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에너지나 농식품, 순환경제 분야에서 탄소 배출 절감에 기여하거나 기후변화 적응에 도움되는 기술이 모두 기후테크에 해당합니다. 
기후테크를 대표하는 기업으로는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가 꼽힙니다. 대체육을 만드는 ‘비욘드미트’와 미생물로 비료를 개발한 ‘인디고 애그리컬처’ 등도 기후테크 기업들입니다. 이들은 모두 기후테크 분야 1세대 스타트업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으로 평가받는 회사)으로 성장했습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 회장도 기후테크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데요. 그는 기후변화기금 중 2조2000억원을 투자해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양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와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기후테크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조선DB
삼일회계법인 PwC가 2021년 발간한 기후기술보고서를 보면 기후테크에 쏟아붓는 글로벌 투자 규모는 2013년 4억2000만달러에서 2019년 161억달러로 7년만에 38배 증가했습니다. 연평균 84%가량 성장해 온 것입니다. 보고서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기후테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국내에선 식품이나 소재 분야에서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테코플러스는 코코넛 껍질 등 폐기되는 부산물을 활용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듭니다. 또 식물성 대체육을 만드는 ‘지구인컴퍼니’나 폐자원 수집 처리 기업 ‘리코’ 등도 기후테크 스타트업 중 하나입니다.
기후테크와 유사한 용어로 ‘클린테크’(cleantech)가 있는데요. 자원 재활용과 폐기물 감소 등 환경오염 물질을 처리하는 청정 기술을 의미합니다. 최근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클린테크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에이지테크
‘에이지테크’(agetech)는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입니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에이지테크 산업도 커지고 있는데요. 노인 인구가 많은 일본에선 젊은 직원이 정기적으로 노인을 방문해 손주처럼 지내는 이른바 ‘손주 구독’ 서비스가 나와 이목을 끌었습니다. 스타트업 ‘미하루’는 손주 구독 서비스를 통해 노인에게 스마트폰이나 PC 등 디지털 기기 사용법 등을 알려줍니다. 
국내 에이지테크 기업 ‘실비아헬스’는 노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인공지능 기술로 해결하는 비대면 인지건강 플랫폼을 운영 중입니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인공지능을 통해 인지건강을 평가?관리하고 전문가 피드백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 노인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스토리테크
K-웹툰 인기에 힘입어 ‘스토리테크’(storytech)도 나왔습니다. 평소 웹툰을 좋아하지만, 그림에 소질이 없는 초보자들을 공략한 기술인데요. 문장 하나만 입력해도 인공지능이 알아서 캐릭터를 만들고 웹툰까지 창작해줍니다. 
국내 스타트업 툰스퀘어는 글로 쓴 문장을 웹툰으로 그려주는 서비스 ‘투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문장이 표현한 스토리에 맞는 인물이나 배경 등을 웹툰으로 탄생시키는 것이죠. 여기에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입력하면 나를 닮은 캐릭터로 한 차례 진화하기도 합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도 웹툰 자동 생성 기술인 ‘딥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나리오를 만들고 스케치를 입력하면 인공지능 딥러닝 시스템이 나머지 웹툰을 그리는 방식입니다. 
터치 한 번으로 캐릭터를 채색할 수 있는 ‘스토리테크’가 웹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웹툰
웹툰 열풍을 이끈 네이버도 창작 관련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AI 페인터’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얼굴과 신체, 배경을 자동으로 구분해 채색합니다. 2022년 6월 기준 네이버의 AI 페인터가 그린 웹툰 이미지 데이터는 56만장이 넘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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