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취업으로 뜨는 자격증 따로 있다던데…

제과·제빵자격 응시자 12만명…역대 최고 
안전 관련 자격 응시자도 증가세
코로나19 여파와 경제 위기로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최근 발간한 ‘2022년 국가기술자격 통계 연보’를 보면 2021년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자는 248만9336명으로, 전년보다 2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21만475명과 비교해 봐도 훨씬 늘어난 숫자다. 
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는 한국산업인력공단과 대한상공회의소 등 10개 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546개 자격 종목의 통계를 수록한 것이다. 2021년까지 시행된 국가기술자격 시험 현황을 담은 이 자료를 보면 자격증에도 트렌드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요즘 취업과 창업 열풍으로 뜨는 국가기술 자격증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카페·디저트 인기에 관련 자격증 취득도 열풍
2021년 시행된 국가기술자격 시험 중 응시자가 가장 몰린 종목은 제과·제빵 분야로 나타났다. 제과·제빵 분야 국가기술자격 응시자 수는 2021년 12만295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 7만여명, 2020년 8만7000여명과 비교해 응시자가 수가 40% 이상 늘어난 것이다. 
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에서 파티쉐를 꿈꾸며 제빵학원에 다니는 유나역을 연기한 배우 최예빈.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콘텐츠지음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이에 대해 “최근 디저트 문화가 발달하면서 대형 카페와 프랜차이즈 등이 늘어나 제과·제빵 자격 취득이 취업과 창업 가능 분야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취업이 어려워지는 분위기 역시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카페나 빵집을 내려는 청년들이 늘면서 2021년 창업을 목적으로 제과·제빵 국가기술자격시험에 응시한 20~30대가 전년보다 약 6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8년과 2019년에는 미용사 자격증이 최고 인기였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카페와 디저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창업과 취업에 유리한 데다, 응시자격에 제한이 없어 많은 응시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제과·제빵 자격증은 응시자격에 제한이 없다. 나이나 학력, 경력, 성별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취득 후엔 갱신할 필요가 없고 영구적으로 자격이 지속된다. 제과·제빵은 2020년부터 제과 기능사와 제빵 기능사로 나뉘어 시행되고 있는데 제과와 제빵의 차이는 이스트의 유무다. 이스트가 들어가면 제빵, 이스트가 들어가지 않으면 제과다. 
제과·제빵 자격증을 취득하면 일단 제과점 창업이 가능하며,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본사나 체인점, 전문업체 등에 취업도 할 수 있다. 또한, 대기업의 제과 및 제빵 부서나 공공기관의 단체 급식소 등에도 취업이 가능하다.
◇안전 관련 자격증도 관심 급증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안전’ 관련 국가기술 자격증의 인기도 높아졌다. 국가기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산업안전기사 자격 시험 응시자는 4만1704명으로 기사 등급에서 3위를 기록했다. 산업안전산업기사 응시자는 2만5969명으로 산업기사 등급에서 2위를 기록했다. 산업안전기사와 산업안전산업기사 응시자 수는 이들 자격시험 시행 이래 역대 최고치다. 또, 건설기계설비기사와 화재감식평가기사 필기 응시자 수도 2020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 관련 취득자 수도 크게 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도중에 산업재해가 발생해 중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를 상대로 책임을 묻고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다. 중대재해법 제4조는 사업주 또는 경영 책임자가 산업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관리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안전관리 직무는 안전 분야 자격증 취득이 필수인 경우가 많다. 자격증을 따 두면 취업에도 유리하다 보니 응시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여전히 안전관리자가 부족한 실정이다. 안전관리자 수급난이 계속되다 보니, 안전 관련 자격증은 ‘취업 백지수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한 방문객이 산업안전기사 자격증 수험서를 읽고 있다. /조선 DB
산업(건설)안전산업기사 시험은 동일 분야에서 2년 이상의 경력 또는 관련 학과 전문대 졸업(예정)자에게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기사 자격증은 동일 분야에서 4년 이상의 경력이 있거나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가 응시할 수 있다. 다만 관련 경력이나 전공이 없어도 ‘학점은행제’를 통해 일정 학점(산업기사 41학점, 기사 106학점) 이상 이수하면 응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동등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위 및 자격증 취득을 할 수 있다.
신생 자격증에도 응시자가 몰렸다. 2021년 첫 시행된 빅데이터분석기사 국가기술자격 시험에는 1만4900명이 응시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기업의 데이터 분석 및 활용 업무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높은 산업수요가 예상되고, 신설 자격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21년 처음 시행된 빅데이터분석기사 자격 시험에는 1만4900명이 응시했다. 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중요해지면서 관련 자격증에도 관심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빅데이터분석기사는 빅데이터 이해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 기획과 빅데이터 수집과 저장, 처리, 빅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를 수행하는 업무를 한다. 빅데이터 분석기사 자격검정은 빅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활용 등 전반에 걸친 기초지식과 실무능력을 평가한다.
◇취업·창업 유리한 자격증 취득하는 중장년층 급증
한편 지난해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 이들 대부분은 만 20~29세 청년층으로, 전체 취득자의 44.3%를 차지했다. 이어 30~39세가 14.4%로 12만690명이 자격 취득에 성공했다. 
주목할 점은 5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국가기술자격 취득자가 부쩍 늘었다는 거다. 2019년 8만7014명, 2020년 9만3483명으로 10만명을 넘기지 못했던 50세 이상 중장년층 취득자 수는 2021년 12만281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취득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4.3%까지 급등했다. 2019년과 비교했을 때 50세 이상 중장년층의 취득자 수는 3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재취업과 창업에 유리한 자격증 시험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50세 이상)에서 남성은 지게차운전기능사와 굴착기운전기능사를 가장 많이 취득했고, 여성은 한식조리기능사와 건축도장기능사를 가장 많이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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