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배달비, 부메랑으로”…배달앱 거품 빠진다

요기요, 한달만에 월간 이용자수 20만명 감소
쿠팡이츠도 한달새 월 이용자수 12만명 줄어…역대 최저
헬멧 벗는 배달 기사 늘고, 오토바이는 매물 처분 
코로나 엔데믹 전환 후 외식앱 인기
#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배달앱으로 식사를 주문하려다 깜짝 놀랐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와 비교해 배달비가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배달비를 받지 않았거나 받아도 1500~3000원 수준이었던 음식점들의 배달비가 2500원에서 4500원선으로 올라 있었습니다. 혼자 살기에 1인분만 주문하고 싶었지만 최저 주문금액인 1만2000원을 채워야 했고 여기에 배달비 4000원까지 합해 한 끼에 총 1만6000원을 부담해야 했습니다. 결국 A씨는 배달을 포기하고 집 앞 분식점에서 7000원을 주고 한 끼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 40대 직장인 B씨는 배달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음식점에 전화로 배달을 요청했다가 배달비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얼마 전부터는 배달앱 대신 음식점에 직접 연락해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체적으로 배달원을 두고 있는 음식점들 가운데는 이렇게 영업을 하는 곳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B씨는 “그간 배달비로 썼던 돈이 아깝다”며 “대부분 배달비를 받기 때문에, 배달료 없는 곳에서 음식을 시키려면 메뉴 선정에 제한이 있긴 하지만, 아까운 배달비를 쓰는 것 보다는 낫다”고 말했습니다.
음식 배달. /픽사베이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음식점을 찾아 식사를 하는 대신 배달 서비스를 자주 이용했던 코로나 시대가 저물면서 배달앱들의 인기도 점차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물가와 함께 배달비가 오른 것이 배달앱 이용자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배달앱 이탈 행렬은 코로나 확산세가 조금씩 잡히기 시작한 2022년 3월부터 가시화됐습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는 2022년 6월 쿠팡이츠의 월간 이용자수(MAU)가 437만6000여명을 기록, 직전 5월(450만명)보다 12만명 줄어들었다고 했습니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역대 최저 이용자 수입니다. 
쿠팡이츠의 6월 마지막주 주간 이용자수(WAU) 또한 209만4000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5월 23~29일)의 223만3000명과 비교해 14만명 정도 줄어들었습니다. 쿠팡이츠 이용자수 감소세는 배달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가운데 가장 뚜렷했습니다.
요기요도 이용자 감소를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요기요의 2022년 6월 MAU는 746만명으로 지난 5월(765만5000명)보다 20만명 정도 줄었습니다. WAU 또한 406만2000명으로, 전월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만명이나 빠져나갔습니다.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은 소폭 약진했습니다. 하지만 예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의 6월 MAU는 1998만8000명으로, 전월(1993만8000명)에 비해 5만명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예년처럼 2000만명 이상의 MAU를 기록하지는 못했습니다. 2021년과 비교하면 배달의민족 역시 상황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콜사(Call+死)’지속으로 배달원들 줄줄이 헬멧 벗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가운데 배달앱 이용자가 줄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조선 DB
배달앱 이용 건수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배달원들의 일감도 수입도 떨어졌습니다. 콜(배달 요청)이 사망했다(사라졌다)는 뜻의 ‘콜사(Call+死)’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코로나가 한창이었을 때 잘 버는 배달원의 한 달 벌이가 500만원 이상이었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완전히 비수기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배달을 하려고 샀던 오토바이를 처분하고 택시 기사나 택배 기사 등으로 직업을 바꾸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시기 심야 시간대에 주로 배달원으로 일하며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는 20대 초반의 C씨는 “하루종일 일을 한 것도 아니고 음식 주문이 몰리는 심야 시간대에만 집중적으로 배달을 해도 돈벌이가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과 비슷하거나 더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배달 건수가 많이 떨어져 슬슬 취업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배달 일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중고 오토바이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최대 바이크 커뮤니티 ‘바이크튜닝매니아(바튜매)’가 배달원들이 주로 타는 125cc 미만의 오토바이 판매 글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2년 6월 판매 글은 약 4700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4월과 5월에 올라온 판매 글이 3000~4000건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처분하겠다는 오토바이 매물이 최대 50%나 늘어난 셈이네요.

‘배달앱’ 울상 지을 때 웃고 있는 ‘외식앱’
음식점 줄서기 앱 ‘테이블링’(왼쪽 사진)과 실시간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 /각 사 홈페이지 캡처
배달앱과 달리 음식점을 찾아 식사를 하는 이들이 많아져 웃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테이블링, 캐치테이블 등 오프라인 외식 관련 앱들입니다. 2022년 6월 넷째주 테이블링과 캐치테이블의 WAU는 각각 12.5%, 9.6% 증가했습니다.
테이블링은 맛집에 도착하기 전 앱을 통해 미리 번호표를 뽑을 수 있는 줄서기 앱입니다. 무슨 음식을 줄까지 서면서 먹냐는 분들도 있지만 요즘 소문난 맛집들은 줄서기가 필수라 앱 이용자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앱을 통해 음식점 앞까지 가지 않더라도 미리 대기표를 뽑고 주변 카페나 소품점 등에서 시간을 보내다 알람이 오면 가서 식사를 하는 식이죠.
캐치테이블은 실시간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입니다. 원하는 날짜부터 시간, 인원, 위치 등을 선택해 스케줄에 맞춘 음식점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레스토랑을 검색해줄 뿐 아니라 예약이 가능한 시간도 확인할 수 있고, 바로 예약까지 할 수 있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친구들과 퇴근 후 종종 맛집을 찾아 다닌다는 직장인 D씨는 “요즘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들은 대부분 모바일을 통해 대기예약을 걸 수 있는 시스템들이 다 돼 있다”며 “예전에는 친구들 가운데 일찍 도착하는 사람이 가게 앞에서 줄을 서 입장 대기를 했는데, 이제는 미리 앱으로 줄을 설 수 있으니 웨이팅이 길 때는 앱으로 미리 번호표를 뽑아놓고 아예 식당 대신 근처 카페에서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외식앱 업체 관계자는 “외식앱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효율을 중시하는 20~30대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