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관종’ MZ세대가 19년 된 네이버 블로그에 빠진 이유

최근 네이버블로그가 챌린지 이벤트를 다시 시작했다. 6월 6일 시작해 2022년 12월까지 진행한다. 네이버 #주간일기 챌린지는 주 1회 월 4회의 글을 6개월 동안 이어가는 프로젝트다. 이는 지난해 ‘오늘일기 챌린지’에 이은 또 다른 이벤트다. 일명 ‘갓생살기’ 프로젝트다. 갓생이란 MZ세대가 호들갑을 떨 때 사용하는 접두어 신(God)을 뜻하는 ‘갓’과 ‘인생’이 합쳐진 ‘부지런하고 훌륭한 인생’을 뜻하는 신조어로, 구체적으로 특정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며 하루하루 알차게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블로그 주간일기 챌린지를 시작한 네이버. /네이버 블로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사이에서 유행이다. 

거창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매일 30분 걷기’, ‘매일 물 1리터 마시기’, ‘매일 영어 단어 3개 외우기’ 등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게 핵심이다. 이번 챌린지는 네이버가 '갓생'을 사는 MZ세대를 위해서 마련했다. 네이버가 이렇게 블로그 활성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2003년 출시돼 올해로 19년째가 된 네이버 블로그를 MZ세대가 열광적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에 밀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네이버 블로그가 코로나를 기점으로 부활했다.

네이버 측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블로그 사용량이 늘어났다”며 “사진이나 영상은 품이 들어갈 뿐 아니라 포스팅을 하려면 물리적 이동이 많아야 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일상의 간단한 글과 일상 속 사진을 올리는 사용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네이버 블로그 이용자 44% 1020세대

2021년 네이버 블로그에서 발행된 콘텐츠는 3억개다. 이는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네이버가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연간 기록이다. 2021년 12월 기준으로 전체 네이버 블로그 수는 3000만여개로 파악됐다. 인원으로 단순 환산 시 국내 전체 인구수(5182만명)의 약 58%에 해당하는 정도다.
네이버 전체 블로그 이용자 중 약 70%가 MZ세대다. /네이버 블로그 리포트
네이버 블로그 이용 형태를 보면, MZ세대 이용자의 증가가 눈에 띈다. 2021 블로그 리포트를 보면 네이버 블로그 전체 이용자 중 약 70%가 MZ 세대이며 10대~20대 이용자는 전체의 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를 위한 매거진 ‘대학내일’의 20대연구소가 2021년 말에 진행한 조사를 보면 Z세대 3명 중 1명(31.2%)은 일주일에 1회 이상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을 업로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물 간줄 알았던 네이버 블로그에 MZ세대가 푹빠진 이유

네이버 블로그가 MZ세대에서 큰 호응을 얻는 이유는 ‘내적 관종’을 잘 노린 덕분이다. 임홍택 저자의 <관종의 조건>을 보면 외적 관종과 내적 관종에 관한 정의가 나오는데. ‘외적 관종’이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내면의 욕구를 거리낌없이 표출하는 사람이라면, ‘내적 관종’은 관심을 받고 싶은 내면과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으로 구분했다. 

이처럼 SNS에 자신을 표현하고 싶지만 부담스러워서 망설이는 MZ세대에게 블로그는 딱 맞는 플랫폼이다. 블로그로는 일상을 공유하면서도 타인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블로그는 이웃공개, 서로이웃공개 등 다양하게 공개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느슨한 연대감을 중요시하는 MZ세대. /픽사베이
또 업계에서는 MZ세대의 SNS 활용 트렌드와 블로그가 궁합이 좋다는 평가가 있다. 최근 2030의 인간관계 특성을 분석할 때 ‘느슨한 연대감’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의무적 관계에서 한 발짝 멀어지는 것을 말하지만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SNS가 주는 피로감마저도 조절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호하는 것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SNS 계정을 갖고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블로그’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주로 어떤 주제로 글을 쓰냐는 질문에 일상/생각(45.9%, 중복응답), 맛집/카페 리뷰(37.6%)가 1,2위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블로그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일상 기록에 용이하고(65.7%, 중복응답) 나중에 돌아보기 편리하다는 장점(55.1%)이 크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말 못할 고민 등의 진솔한 모습을 기록할 수 있고(20대 24.2%, 30대 21.2%) ‘다른 SNS보다 텍스트 위주로 기록할 수 있어서’란 응답(20대 27.4%, 30대 28.9%)도 높은 특징을 보였다.

젊은 세대의 블로그 유입 현상은 코로나19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사진·영상에 피로도를 느낀 이용자들이 텍스트 중심의 소셜미디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설문조사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지난해 사진을 활용한 소셜미디어 게시물 선호도는 전년 대비 7% 감소한 반면, 텍스트 콘텐츠 선호도는 2% 증가했다.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네이버의 프로모션도 유효했다. 네이버는 2021년 5월 네이버 블로그 이용자의  하루를 기록하는 ‘#오늘일기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한 적 있다. '오늘일기 챌린지' 당시에는 MZ세대 참여자 수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글쓰고 돈 벌고…더 많이 쓰게 하기 위한 노력 중

네이버는 블로그를 활용해 새로운 도전과 성장을 한 블로거들을 인터뷰한 '블로그 피플’을 연재했다. 블로그를 더 많이 쓰도록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시켜주기 위해서다. 첫 주자는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의 저자인 야반도주팀이다. 야반도주팀은 블로그 피플에서 두 친구가 퇴사 후 2년간의 세계여행을 블로그에 기록하며 책까지 출간하게 된 과정을 공유했다. 블로그 피플에는 15년째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인터뷰도 있다.
2년간 세계여행을 블로그에 기록해 책을 출간한 야반도주팀. /블로그 피플 캡처
네이버 측은 블로거가 콘텐츠를 쓰는 것 만으로 팔로워 수와 상관없이 수익 창출을 시도할 수 있도록 방향을 만들어가고 있다. 2019년 4월부터 ‘애드포스트’ 기능을 추가한 것이 그 움직임 중 하나다. 애드포스트는 창작자들이 만든 블로그 게시물 사이에 광고를 넣어 수입을 만들어주는 구조다. 애드포스트 가입자는 2020년과 비교해 2021년 사이에 41.6% 증가해 사람들의 높은 참가율을 보였다. 네이버 측은 블로거들이 지속적으로 창작하고 싶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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