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만원이 1080만원으로…기적의 적금

“성실하게 일하면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결혼해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매달 들어오는 쥐꼬리 만한 월급과 무섭게 치솟는 집값, 물가를 보면 도저히 결혼도, 연애도 할 엄두가 안 납니다.”

삼포세대(三抛世代)로 불리는 요즘 젊은이들의 푸념입니다. 삼포세대는 연애와 결혼, 아이 갖는 것을 포기한 2030세대를 일컫는 신조어입니다. 이들은 높은 등록금과 생활비, 비싼 집값 등 여러 경제적인 압박으로 젊은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많은 행복들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노오력’하면 그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고요? 물론 노력하면 이전보다는 좋은 삶의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도 노력을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건 아닙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물가와 집세 등, 이들을 좌절시키는 경제적 요인들이 너무나 많아 노력만으로는 상황을 쉽게 개선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창업이나 재테크도 쉽지 않습니다.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지만 잘 찾아보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다시금 쥐어줄 수 있는 정부의 제도 또한 몇 가지가 있습니다.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현재의 상황을 완전히 반전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이전보다 나은 생활에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적금 만기시 원금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는 서울시 희망두배 청년통장은 청년들의 가벼운 지갑을 부풀려줄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서울시 희망두배 청년통장은 가입자가 2년 혹은 3년간 매월 근로소득으로 10만원 또는 15만원을 저축할 경우 동일한 금액을 서울시 예산과 시민 후원금으로 채워 돌려주는 통장입니다.

만약 월 15만원씩 36개월(3년)간 적금을 부었다고 가정하면, 원금 540만원에 지원금 540만원을 더한 총 1080만원+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월 납입금액과 기간을 줄여 월 10만원씩 24개월(2년) 적금을 부으면 원금 240만원에 해당하는 지원금 240만원을 더한 480만원에 이자를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 통장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에서 34세 청년 가운데 본인의 근로소득금액이 세전 월 255만원 이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부양 의무자(부모·배우자)의 소득 인정액이 기준중위소득 80% 이하, 그러니까 세전 월 평균 834만원 미만이어야 하고 재산은 9억원 미만이어야 합니다. 부양의무자 중 한 명이라도 소득과 재산 기준을 초과할 경우에는 가입할 수 없는 통장입니다. 한 가구당 한 명만 신청할 수 있으니 이 점 또한 유의해야 합니다. 

가입 목적은 창업, 교육, 결혼, 주거 목적이어야 합니다. 총 모집 인원은 7000명입니다. 신청 기간은 2022년 6월 2일부터 24일까지며, 신청은 주소지 동 주민센터에 직접 방문해 가입신청서와 구비서류를 제출하면 됩니다. 우편이나 이메일 신청도 가능합니다.

서울시의 희망두배 청년통장은 지난 7년간 총 1만8100명에게 혜택을 제공해온 나름대로 오랜 명맥을 이어온 정책입니다. 2021년에는 직전해보다 신청 가능 인원이 두 배로 늘어 7000명이 혜택을 받았습니다.

청년을 위한 정부의 자산형성 지원사업은 더 있습니다. 청년희망적금입니다. 이 적금은 2022년 3월에 이미 신청자 접수를 마감했지만, 7월에 다시 신청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기준 청년희망적금의 신청자격을 보면 만 19세에서 34세 이하(병역복무기간 최대 6년 추가 인정), 총 급여 3600만원 이하(종합소득금액 2600만원 이하), 직전 3개년도 중 1회 이상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아닌 경우 등이었습니다.

가입기간은 2년이며 월 50만원까지 부을 수 있었습니다. 기본금리는 5%에 달해 웬만한 적금보다 높은 이자를 약속했죠. 만약 7월에 다시 가입할 수 있게 된다면 기준금리가 전보다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이 이율도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때도 5%에 더해 각 은행들이 제공하는 우대이율을 꼼꼼하게 챙기면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만기를 꽉 채워 납입에 성공했을 경우에는 정부가 저축장려금 명목으로 주는 추가 이자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이렇게 받은 이자는 15.4%에 달하는 이자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고 고스란히 내 통장으로 챙겨갈 수 있었습니다.

아직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2022년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공약했던 ‘청년도약계좌’도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10년간 적금을 부으면 만기시 최대 1억원을 보장하는 이 상품은 만 19세에서 34세 이하의 일하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며, 월 납입금 또한 최대 70만원으로 높습니다.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과도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범위 자체도 넓습니다. 

다만 소득에 따라 월 최대 납입금과 정부지원금 액수가 달라집니다. 소득이 낮을수록 납입할 수 있는 금액과 지원금이 많은 구조입니다. 소득이 연 4800만원 이상이라면 정부 지원금은 주지 않는 대신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죠. 

이외에도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청년내일채움공제나 연 소득 5000만원 이하, 만 34세 이하면 가입할 수 있는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 등도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요즘에는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고사를 바꿔 ‘티끌은 모아도 티끌’이라는 말들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티끌이라도 꾸준히 모은다면 전혀 모으지 않은 것보다는 훨씬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차피 이번 생은 망했다며 주저 앉아 다가올 행복들을 제 손으로 놓아버리기 보다는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 가운데 내게 맞는 정책은 없는지 찾아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