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34만명 채용…대기업 취업문 열린다

10대 기업 대규모 투자 계획 이어 고용 창출 약속
취준생에게 희소식…채용 시장에 활기

최근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5월 24일과 25일 삼성과 현대차, 롯데, 한화, 두산 등이 투자계획을 공개한 데 이어 26일 SK와 LG,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대기업들이 윤석열 정부 임기 동안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만 1060조원이 넘는다.
이와 함께 대규모 채용 계획도 발표했다. 삼성과 SK 등 5대 그룹의 채용 규모는 5년간 최소 26만명이다. 이중 삼성은 신규 채용 규모가 8만명으로 가장 많고, SK그룹과 LG그룹이 각각 5만명을 직접 채용한다. 포스코와 한화, GS 등 10대 그룹을 모두 포함하면 34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게 됐다. 
기업들이 화끈한 투자 금액만큼이나 통큰 채용 계획을 내놓으면서 채용시장에도 활기가 생길 전망이다. 좁아진 대기업 취업문이 모처럼 열린다는 소식에 취업준비생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과 함께 채용 계획를 발표했다. 삼성과 SK, LG 그룹 등이 향후 5년간 채용하겠다고 밝힌 인원만 34만명에 달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삼성, 매년 1만6000명 신규 채용

삼성은 지난 5월 24일 향후 5년간 총 450조원(국내 36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기간 국내에서만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했다.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 정보기술(IT) 등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연간 1만6000여명씩 신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2021년 8월 ‘3년간 4만명 신규 채용’을 골자로 한 일자리 확대 계획을 내놨다. 연간 1만3000여명을 뽑겠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이보다 연간 3000명을 추가 선발하기로 계획을 수정, 발표한 것이다.  

삼성은 직접 고용 외에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감안하면 107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5월 24일 삼성은 2026년까지 국내에서만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대졸 신입사원을 공채로 뽑고 있는 삼성은 앞으로도 안정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채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진행 중인 2022년도 상반기 삼성 공채에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18개 삼성 계열사가 참여하고 있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공개채용 제도를 도입한 기업이다. SK그룹이 2021년 하반기 공채를 끝으로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면서 국내 5대 그룹 중 삼성만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채용을 해왔다. 삼성 임직원 수는 최근 꾸준히 늘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임직원을 보유한 기업이다. 2021년 말 기준 삼성전자 임직원 수는 11만3485명에 달한다. 2020년 말과 비교해 4000명가량 증가했다.
◇SK·LG그룹도 각각 5만명 채용
삼성과 같은 날 SK그룹과 LG그룹도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국내에서 각각 5만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SK그룹은 올해부터 5년간 배터리(Battery)·바이오(Bio)·반도체(Chip) 등 이른바 ‘BBC 사업’에 24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국내 투자액은 179조원이다. SK그룹은 BBC 사업을 키워나갈 인재 5만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LG그룹도 향후 5년간 국내에 106조원을 투자하고, 매년 1만명씩 5만명을 직접 채용하기로 했다. 우선 투자의 약 40%인 43조원을 미래성장 분야에 집행한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21조원을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의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LG그룹은 향후 5년간 5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LG
현대차와 롯데그룹은 구체적인 채용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해 향후 3년간 3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 11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향후 3년간 3만명을 직접 채용하고 1만6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등 4만6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신규 채용은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 수소에너지,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향후 5년간 3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1년에 1만명씩, 5년에 걸쳐 5만명가량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과 호텔 등 고용 수요가 높은 분야의 채용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사업 투자 늘려 일자리 확대
5대 그룹 이외 기업을 포함하면 채용 규모는 더 커진다.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5년간 국내 33조원을 비롯해 총 53조원을 투자하고 2만5000명을 직접 고용한다고 밝혔다. 주력 사업인 철강뿐 아니라 2차전지 소재·수소 등을 앞세워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지금의 세 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향후 5년간 국내에서 2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화그룹은 기계·항공·방산, 화학·에너지, 건설·서비스, 금융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연평균 4000여명 안팎의 신규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2026년까지 국내에서 2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화그룹
GS그룹은 핵심 사업 분야인 에너지·유통·서비스·건설에 5년간 21조원을 투자한다. 이에 따라 지난 3년간 연평균 3000명 수준이었던 채용인원을 앞으로 5년간 평균 4000명 이상으로 확대해 5년간 2만2000명을 신규 채용키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위한 자동화·무인화 기술 개발 등 친환경·디지털 전환에 총 21조원을 투자한다. 연구개발 인력 5000여명을 포함해 1만명을 채용한다.
신세계그룹도 향후 5년간 20조원의 투자를 이어간다. 오프라인 유통사업 확대에 11조원,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에 3조원, 자산 개발에 4조원, 헬스케어 등 신규 사업 발굴에 2조원 등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통업이 고용 유발 효과가 큰 만큼 연평균 1만명 이상을 고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채용 현실화 위한 정부 지원 필요
오랜만에 대기업들이 대규모 채용 소식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취준생들이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대규모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을 늘려왔다. 코로나19로 그나마 있던 수시 채용마저 줄면서 대기업 취업문은 좁아질 대로 좁아진 상태였다.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 황모씨는 “공채도 사라지고 수시 채용도 많지 않아서 취업을 할 수 있을까 불안했다”며 “그런데 이렇게 대기업에서 채용 기회를 늘린다고 하니 희망을 품고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어떻게 채용을 진행할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발표했던 신규채용 발표와 투자계획이 실제로 현실화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채용 숫자보다 실제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늘렸느냐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요 기업들이 발표한 내용이 실제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원이 선제적이다.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민간주도 성장을 위해서라도 대규모 투자와 고용이 이뤄질 수 있는 규제 완화?개편 등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재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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