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챙기는 MZ세대 힘입어 떠오른 이 음료

식음료업계에서 ‘제로’가 대세입니다. 최근 2030 소비자를 중심으로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편의점 매대에 오르는 제품이 달라졌습니다. 그간 한 캔당 수십g 상당의 당류가 들어간 탄산음료나 이온음료가 인기였다면, 이제는 설탕을 넣지 않은 무가당, 저칼로리 음료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제로 음료의 시대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서 추산한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16년 903억원 수준이었습니다. 2018년 1155억원, 2020년에는 1319억원까지 올랐고 2021년에는 2000억원대로 뛰었습니다. 불과 5년 사이 시장 규모가 2배 넘게 커진 셈입니다.
코카콜라 광고 영상 캡처
대표적인 제로 탄산음료로는 코카콜라 제로 슈거, 펩시 제로, 스프라이트 제로 등이 있습니다. 제로 탄산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각 제조사가 제로 음료를 출시한 건 오래 전의 일입니다. 코카콜라는 2005년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를 넣은 코카콜라 제로 슈거를 선보였습니다. 펩시는 2007년 제로 탄산음료를 처음 출시했죠.
살이 찌지 않는다는 제로 탄산음료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제로 음료를 마시지 않았습니다. 당류가 들어간 일반 제품보다 밍밍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00년대는 물론 2010년대까지도 이 같은 구매 트렌드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편의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제로도 사실은 단종 상품을 재출시한 겁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1년 칠성사이다 제로를 처음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소비자한테 외면받았고, 4년 만인 2015년 제품을 단종했습니다. 최근 식음료업계에서 제로 열풍이 불자 다시 제품을 내놨는데, 이번에는 트렌드에 힘입어 단숨에 롯데칠성음료의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습니다.

◇인기 없어 퇴출당했는데…이젠 효자상품
정말 트렌드가 맞을까요? 롯데칠성음료의 실적을 보면 제로 탄산음료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연결 기준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이 597억원으로, 2021년 1분기보다 84.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월 2일 공시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2% 증가한 626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순이익은 2021년 1분기보다 127.3% 오른 372억원으로, 1년 사이 2배 넘게 늘었습니다. 
부문별 매출을 보면 음료사업이 389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2%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328억원으로 47.2% 올랐습니다. 생수와 탄산음료, 에너지음료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요, 탄산음료 부문에선 제로탄산음료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2021년 롯데칠성음료가 내놓은 칠성사이다 제로는 1년도 지나지 않아 1억캔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롯데칠성 유튜브 캡처
회사 측은 제로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에도 제로 음료 신상품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입니다. 지난 4월 11일 칼로리를 덜어낸 과일향 탄산음료 ‘탐스 제로’ 3종을 출시했습니다. 2022년 중 유성탄산 ‘밀키스’, 에너지음료 ‘핫식스’ 제로도 출시합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건강 지향 트렌드에 맞춰 기능성 원료인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을 넣은 ‘칠성사이다 플러스’ 등 기능성 표시제품의 마케팅 강화에도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은 식사할 때 섭취하면 당의 흡수를 억제시켜 식후 혈당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원료입니다. 한때 ‘비만의 주범’이라 불렸던 탄산음료는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10년 버티니 주력 상품 돼
동아오츠카는 2010년 칼로리·설탕·보존료·카페인·색소가 없는 사이다를 표방한 나랑드사이다를 출시했습니다. 칠성사이다 제로가 등장하기 전까지 유일한 제로 사이다 제품이었습니다.
나랑드사이다는 출시 이후 부진한 성적을 이어갔습니다. 동아오츠카에서는 포카리스웨트, 데미소다 등 주력 제품에 밀렸고, 소비자는 더 친숙한 칠성사이다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2020년 동아오츠카 전체 매출이 2019년 대비 3% 줄어들 때 나랑드사이다 매출은 110% 증가했습니다. 온라인 매출은 300%까지 늘어났습니다. 외면 받던 소외 제품이 10년 만에 주력 상품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국내 브랜드도 글로벌 기업에 도전장
탄산수를 제외한 제로 탄산음료 시장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코카콜라가 사실상 독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코카콜라의 오랜 경쟁자는 펩시입니다. 펩시는 2007년 다이어트 펩시 맥스(Diet Pepsi MAX)라는 제로 음료를 처음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을 리뉴얼해 내놓은 게 펩시 제로슈거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1월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가 펩시의 배턴을 이어받아 칠성사이다 제로, 탐스 제로 등을 선보였습니다. 농심도 지난 4월 중순 포도맛 탄산음료로 유명한 웰치소다의 제로 버전인 ‘웰치제로’ 그레이프맛과 오렌지맛을 출시했습니다. 웰치제로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주간베스트 판매 상품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2021년 12월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를 선보였는데요, 최근 제로 제품을 출시하면서 제로 제품군 경쟁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농심이 선보인 웰치제로. /농심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국내외 제조사 할 것 없이 제로 음료 시장에 뛰어들자 콧대높은 코카콜라가 달라졌습니다. 할인 행사를 하지 않던 제로콜라를 1+1, 2+1 등 묶음할인 판매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식음료업계에서는 이 같은 트렌드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뉴 노멀(New Normal)’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 번 높아진 건강에 대한 관심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기 어렵고, 그렇다고 물만 마시고 살 수 없는 게 사람이기 때문에 제로 탄산음료가 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제로 탄산음료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넣어 당류가 없고 칼로리도 0에 가까운 제품. 제로 탄산음료에 들어가는 인공감미료로는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이 있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에 달하는 단맛을 내는 감미료다. 수크랄로스는 설탕보다 600배가량 강한 단맛을 낸다.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 등 인공감미료는 칼로리는 없지만 사람의 몸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학계에서 나온 의견일 뿐이며,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경우 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1983년 탄산음료에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등도 FDA가 안전한 물질로 사용 승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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