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봉 5070만원 중소기업 과장입니다”

중소기업 과장급 희망연봉 5310만원에 못 미쳐
사원급 평균연봉은 3020만원

중소기업에 다니는 10년차 직장인 김모씨(38). 과장으로 승진한 지도 벌써 3년째인데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서도 승진턱은커녕, 늘 ‘N분의 1’을 고수한다. 본인이 쏴야 할 것같은 자리는 굳이 찾아나서지 않는다. 자녀 둘 앞으로 들어가는 교육비 때문일까? 연봉이 대체 어느 정도길래 김 과장은 본인 지출엔 스스로 야박한걸까?

지난 4월 14일 잡코리아는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4년대졸 직장인 9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연봉과 경력 연차’ 결과를 발표했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중소기업 과장급 직장인의 연봉은 평균 5070만원이었다. 2021년에 비해 1010만원 올랐지만, 과장급 직원의 희망연봉인 5310만원에 못 미치는 규모다.
최근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직장인 969명을 조사한 결과 과장급 연봉은 평균 5070만원으로 나타났다. /플리커 제공
◇중기 대리 연봉은 평균 4040만원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4년대졸 직장인의 연봉을 직급에 따라 살펴보면 사원급은 평균 3020만원이었고 주임급은 3240만원이었다. 대리급 직장인의 연봉은 평균 4040만원, 과장급은 5070만원으로 나타났다. 

주임급보다 대리급의 연봉이 평균 800만원정도 높았고, 대리급보다 과장급의 연봉이 평균 1000만원 정도 높은 것이다. 

중소기업 직장인의 직급별 평균 연봉 차이가 가장 큰 직급은 과장급과 차장급이었다. 과장급 연봉이 평균 5070만원, 차장급 연봉은 평균 6640만원으로 평균 1500만원 정도의 연봉 차이가 있었다. 

차장급 연봉은 평균 6640만원, 부장급 연봉은 평균 7450만원이었다. 이 직급 간 연봉 차이는 810만원으로, 차장과 과장급 연봉 격차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22년 중소기업 직급별 평균연봉. /잡코리아
2021년 같은 조사에서 중소기업 직장인 연봉은 사원급이 평균 2800만원, 주임급은 3100만원, 대리급은 3500만원이었다. 또 과장급은 4300만원, 차장급은 5100만원, 부장급은 5700만원이었다. 

전년보다 연봉이 오르긴 했지만, 중소기업 직장인의 희망연봉과는 괴리가 있었다. 2022년 사원급 직장인의 희망연봉은 평균 3560만원, 주임급은 3870만원이었기 때문이다. 대리급 희망연봉은 4680만원, 과장급 5310만원, 차장급은 6740만원, 부장급은 8520만원이었다. 

대기업 연봉과도 차이가 크다. 2022년 1월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CEO 스코어데일리 기준)의 직급별 평균연봉을 분석한 결과, 사원급은 5356만원, 주임급은 6413만원, 대리급은 7714만원이었다. 또 과장급은 9146만원, 차장급은 1억420만원, 부장급은 1억1789만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연봉, 중소기업 2배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과장과 대기업에 다니는 이과장의 연봉 차이는 두배에 가깝다. 안타깝게도 이런 임금 격차는 매년 더 벌어지는 추세다. 

2022년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100대 비금융업 상장사 중 2021년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기업 이른바 ‘1억 클럽’이 20곳이 넘는다고 밝혔다. 2019년 8곳, 2020년 10곳에 비하면 각각 2.6배, 2.1배 증가한 것이다. 최근에는 1억 클럽을 넘어 연봉 2억이 넘는 대기업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직장인의 임금 격차는 지난 4월 2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놓은  기업규모별 임금 현황 비교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월 임금 총액은 389만3000원이었다. 규모별(2002~2018년)로 살펴보면 10인 미만 사업체 280만8000원, 10~29인 369만8000원, 30~99인 403만1000원, 100~299인 444만5000원, 300인 이상 568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을 100이라고 할 때, 1~9인 사업체 근로자 임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9.4에 불과한 셈이다.
2002년 대비 2018년 한·일·EU 기업규모별 월 임금총액 및 인상률. /한국경영자총협회
같은 기간 한·일·EU 주요국의 기업규모별 임금인상률을 분석한 결과, 우리 기업들의 임금인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임금인상률은 일본·EU 주요국들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러한 과도한 임금격차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구직자가 대기업에만 몰려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현상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경총 한 관계자는 “대기업의 높은 임금인상이 누적된 상황에서 지불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이 현재의 임금격차를 줄이는 것은 실현 불가능에 가깝다”며 “고임금 대기업의 임금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구인난 심화

실제로 중소기업들은 만성적인 구인난을 겪고 있다. 2021년에는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이 계획한 인원을 모두 채용하지 못했을 정도다. 

사람인이 중소기업 57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 채용 현황’ 결과를 보면, 2021년 채용을 진행한 516개사 중 63.4%가 ‘계획한 인원을 채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실시한 같은 조사 결과(55.6%) 대비 7.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들이 2021년에 채용한 인원은 애초 계획했던 인원의 39.3%로 집계됐다. 목표 인원의 절반도 채 뽑지 못한 셈이다. 또 응답기업의 45.3%가 전년보다 2021년 계획한 인원을 더 많이 채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들의 구인난은 2021년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체 응답 기업의 10곳 중 7곳(70.3%)은 평소에도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기업의 50.4%는 구인난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심해진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중소기업의 실상을 다룬 웹드라마 ‘좋좋소’에 나온 중소기업의 면접 장면. /웹드라마 ‘좋좋소’ 캡처
구인난을 겪는 이유(복수응답)로는 ‘회사 규모가 작아서’(47.7%)가 가장 많았고, ‘연봉이 낮아서’(43%)가 2위였다. 다음으로 ‘회사의 인지도가 낮아서’(40.7%), ‘근무지가 외곽에 있고 교통이 불편해서’(20.5%), ‘복리후생·근무환경이 열악해서’(20%), ‘구직자가 꺼리는 업종이어서’(19%), ‘회사의 홍보?마케팅이 부족해서’(14.1%) 등을 들었다.

구인난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복수응답)은 절반 이상인 63.2%가 ‘인력 공백에 따른 업무 차질’을 꼽았다. ‘기존 직원들의 업무 가중’(48.4%), ‘급한 채용으로 부적합한 인재 채용’(32.3%), ‘계속된 채용으로 관련 업무 증가’(27.9%), ‘채용 절차 반복으로 비용 낭비’(21.7%), ‘회사 경쟁력, 성장성 약화’(19.3%) 순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중소기업들의 구인난이 쉽게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 47.7%의 기업은 앞으로 구인난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46.9%는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구인난이 ‘완화될 것’으로 낙관하는 응답은 5.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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