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럭셔리 명품, ESG로 고객 거리 좁혀

환경 보호·윤리적 소비 생각하던 명품 기업 
인재 양성 위해 장학금 주고 멘토링 제공도
오래전부터 예술인 지원하던 기업도 있어

ESG 경영은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여전히 ‘핫(hot)’한 경영 트랜드입니다. ESG는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공헌(Social), 윤리경영(Governance)의 약자입니다. ESG경영이란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경영 활동을 일컫습니다. ESG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재무 상태 외에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죠.

업종에 관계없이 많은 기업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명품업계의 ESG 경영 강화가 업계와 소비자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부분의 명품 기업의 ESG 경영은 환경보호에 치우쳐 있었습니다. 패션과 환경은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죽, 모피 등 동물에서 비윤리적으로 얻은 원료는 사회적으로 논란을 가져올 뿐 아니라, 특히 유행을 선도한다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여 빠르게 제작하고 유통하는 의류) 업계는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왔습니다. 이에 많은 명품 브랜드에서는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동물 가죽 대신 식물 가죽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프라다(Prada)는 세계 각지에서 수거한 폐기물로 만든 재생 나일론인 에코닐(Econyl) 소재로 제품을 만듭니다. 방직용 섬유 폐기물과 바다에서 수거한 폐낚시 그물로 만든 에코닐로 모자와 가방, 의류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에코닐은 가볍고 면이나 캔버스 소재보다 내구성이 뛰어납니다. 프라다는 2019년부터 에코닐을 활용한 제품 라인을 선보였고 2021년 말까지 자사의 모든 나일론 소재 제품 라인을 에코닐로 바꿨습니다. 프라다뿐 아니라 버버리와 구찌도 에코닐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프랑스 명품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은 사용하고 남은 자투리 실크로 액세서리를 제작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자사 스카프 제품을 만들고 남는 실크 등을 재활용해 하나뿐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라인이 따로 있죠.

명품 브랜드 중에서도 최고라고 불리는 에르메스는 2021년 말 대체 섬유 생산기업 마이코웍스와 손잡고 버섯 가죽으로 만든 비건 핸드백을 출시했습니다. 마이코웍스는 버섯 뿌리의 균사체를 기존 가죽과 비슷한 재료로 바꾸는 특허 기술을 개발한 기업입니다. 에르메스는 마이코웍스의 버섯 가죽을 제품 만들기에 적합하게 가공해 강도와 내구성을 개선하고, 비건(Vegan) 가죽으로 가방을 제작했습니다.

이처럼 환경과 윤리에 초점을 맞춰 ESG경영을 펼치던 명품 브랜드가 새로운 분야에서 사회 공헌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우먼앳디올. /이화여대 제공
◇국내 대학과 단독 파트너십 맺은 디올

디올꾸뛰르코리아(디올코리아)는 이화여대와 인재 양성과 교류 협력을 위해 산학협력을 맺었습니다. 디올이 국내 대학과 단독으로 파트너십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디올과 이화여대는 산학협력을 맺고 ‘우먼앳디올(Women@Dior)’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우먼앳디올은 젊은 여성 인재 양성과 발굴에 중점을 둔 글로벌 멘토링 및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우먼앳디올 프로그램 참여 대상은 이화여대 재학생 6명입니다. 대상 학생들은 3월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브랜드가 주관하는 다양한 멘토링 및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합니다. 장학금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디올의 현직 전문가들에게 직업 현장의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는 마스터 클래스 참여 기회를 갖게 됩니다.

디올 측은 “여성 리더십과 지속가능성 등에 중점을 둔 1년 과정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며, ‘변화를 위한 꿈(Dream for Change)’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자사와 동일한 비전을 추구하는 이화여대와 파트너십으로 처음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내면 성장을 도모하고 열정적인 꿈을 펼쳐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피에트로 베카리 디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역시 “노하우의 전승과 교육, 여성공동체 지원은 디올 문화의 근간을 이뤄온 핵심 가치다. 지금이야말로 젊은 여성들이 미래의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때”라고 전했습니다.
구찌. /구찌 제공
◇구찌, 명품 기업 최초로 한국 장학생 초청

구찌는 한국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 3월 27일까지 진행했던 구찌 전시회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절대적 전형’에 앞서 해당 전시회를 재해석하는 공모전이었습니다. 공모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수상자에게는 구찌 코리아 여름방학 인턴십, 전시 시사회 행사 등에 초청받는 혜택이 주어졌습니다.

사실 구찌가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구찌는 2013년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패션 인재 양성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구찌 장학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1차 서류 심사, 2차 실기 시험을 통해 학생 5명을 선발했는데요, 해당 학생들은 구찌의 아이콘백 ‘뱀부백의 재해석’ 과제를 받고 기와집과 복주머니 등 한국의 미를 접목한 구찌 뱀부백을 선보였다고 합니다. 참가 학생들은 당시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리다 지아니니(Frida Giannini)로부터 극찬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5명의 학생들은 이탈리아로 초대돼 구찌 회사를 탐방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명품 기업 중 한국 장학생을 직접 선발해서 본사로 초청한 사례는 구찌가 처음이었습니다. 구찌 장학생들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구찌 전통과 명성을 이어온 장인들의 작업 현장인 까셀리나 가죽 공방과 구찌의 역사적 아이콘을 모아둔 구찌 뮤제오(Gucci Museo)를 탐방했습니다. 밀라노 패션위크에 참석해 구찌 패션쇼를 관람하기도 했죠. 연간 학비(최대 1000만원)도 지원 받았습니다.
아뜰리에 에르메스가 기획하고 선보인 전시. /아뜰리에 에르메스 제공
◇한국 예술 지원하는 에르메스 

20년 이상 꾸준히 예술인을 지원해온 명품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에르메스입니다. 에르메스는 국내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펼친 최초의 명품 브랜드입니다. 2000년부터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통해 한국의 현대 미술계를 오랜 시간 후원해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술상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은 국내외 미술계 인사 4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1차 서류 심사와 2차 심층 인터뷰 심사를 통해 최종 수상자 1인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수상자는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개인전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또 수상 이후 4개월간 파리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에르메스는 재단 미술상 외에도 서울 신사동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의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재단 지원으로 연 3~4회 기획 전시를 열고 있습니다. 에르메스는 이 전시를 통해 국내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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