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큰손 된 2030···VIP 가입 조건은?

백화점 업계에서 2030세대, 이른바 ‘민지(MZ세대를 뜻하는 말)’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1년 주요 백화점 3사의 20대와 30대 매출 비중을 보면 신세계백화점은 41.2%, 롯데백화점은 35.9%, 현대백화점은 43.4% 수준입니다. 2022년 2월 개점 1주년을 맞은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은 지난 1년간 약 3000만명이 다녀갔는데요, 이 기간 나온 매출 절반(50.3%)이 2030세대 지갑에서 나왔습니다. 백화점이 MZ세대의 입맛에 맞게 점포 운영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는 이유죠.

인스타그램 같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2030세대는 경험과 소통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인스타그램에 ‘더현대 서울’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온 게시물은 30만여건에 달합니다. 더 많은 2030세대를 불러모으고 젊은 큰손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고민하던 백화점 업계가 공통으로 도입한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젊은 세대를 위한 별도 VIP 제도입니다.
매출 상위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VIP 제도. /SBS NOW 유튜브 캡처
◇전용 라운지 인증샷 공유하는 ‘영앤리치’

수많은 인파가 모이는 주말이면 더현대 서울의 6층에 자리잡은 ‘YPhaus(와이피하우스)’ 앞에 젊은 손님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YPhaus는 현대백화점이 2030 VIP 회원을 위해 만든 ‘Club YP(클럽와이피)’ 멤버십 회원만 입장할 수 있는 전용 라운지입니다. YP는 젊은 VIP(Young VIP)를 뜻하는데요. 2022년 기준 20세 이상 39세 미만이면서 연간 구매실적이 3000만원 이상인 고객 중 내부 심사를 통해 회원을 선정합니다.

Club YP 회원이 받는 혜택은 다양합니다. 우선 현대백화점카드로 물건을 사면 해외 명품 등 일부 품목이나 브랜드를 제외한 상품에 대해 상시 5%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100만원 이상 결제하면 연간 12회씩 12개월 무이자 할부로 결제할 수도 있습니다. 또 문화센터(CH 1985) 강좌도 5% 할인받을 수 있고, 백화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카페 H에서 무료 음료와 다과도 1일 1회 2인까지 이용 가능합니다. 전용 라운지 이용권과 평일 발레 파킹, 무료 주차 혜택 등도 주어지죠.

Club YP 회원은 전용 라운지 입장 등 VIP 혜택에 대한 경험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합니다. 이를 본 다른 2030이 백화점을 찾아 지갑을 엽니다. 인스타그램에는 VIP 전용 라운지에서 찍은 2030의 인증샷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MZ세대의 특징을 아는 백화점 입장에선 VIP 회원에 차별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할 수밖에 없는 거죠.

현대백화점은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Jaime Hayon)에게 라운지 디자인을 맡길 정도로 공을 들였습니다. 현대백화점 측은 “조각부터 조명·색상·표면·패턴·손잡이 등 아욘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공간 조성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현대백화점의 2030 VIP 라운지 ‘YPhaus’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온 게시물. /인스타그램 캡처
◇명품백 하나만 사도 VIP···문턱 낮춰 유혹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2030세대를 겨냥한 VIP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원래 신세계백화점은 트리니티·다이아몬드·플래티넘·골드·블랙 5개로  VIP 등급을 구분했습니다. 트리니티는 최상위 999명에게만 자격이 주어지는 등급입니다. 연간 6000만원 이상 구매하면 다이아몬드 등급, 4000만원 이상 사면 플래티넘 등급입니다. 골드는 2000만원 이상, 블랙은 800만원 이상 구매가 선정 조건입니다.

신세계 측은 여기에 레드 등급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분기 구매 금액이 200만원 이상이거나 연간 구매 일수가 24일이 넘고 결제액이 400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또 분기 구매금액이 100만원 이상이면서 구매 일수가 6회 이상이어도 VIP 자격을 가질 수 있습니다. 레드는 다른 등급보다 진입장벽이 낮지만, 전용 주차 서비스나 생일 특별 할인 등 상위 VIP와 같은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용 휴게 공간도 이용할 수 있어 젊은 고객이 많이 가입합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젊을 때 VIP 회원 혜택을 경험한 고객은 등급을 유지하거나 올리기 위해 자연스럽게 백화점 쇼핑을 이어가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백화점 우수고객은 크게 MVG와 VIP로 구분하는데요, 연간 구매금액이 최소 1800만원이 넘어야 MVG 자격이 주어집니다. 800만원 이상 구매하면 VIP+, 400만원 이상 구매하면 VIP입니다. 신세계백화점처럼 롯데백화점도 VIP 선정에 대한 최소 기준이 구매금액 400만원 이상입니다. 명품 가방 하나만 사도 VIP 회원이 될 수 있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죠.

롯데백화점은 2030 대상 VIP 제도를 상품화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시범 운영한 와이 커뮤니티(Y Community)가 그 주인공인데요, 와이 커뮤니티는 MZ세대 전용 유료 멤버십 서비스입니다. 가입비 10만원을 내면 10만원 상당의 웰컴 기프트를 받을 수 있고, 무료 음료나 주차 이용권 등 다른 VIP 회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4개월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시범운영했던 1기 가입 고객 중 90% 이상이 2기에도 가입하는 등 젊은 층의 관심이 상당한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잠실점에서 뜨거운 반응이 나오자 롯데백화점 본점이 2022년 3월 와이 커뮤니티를 정식 도입했죠.
롯데백화점의 VIP 고객 선정 기준. /롯데백화점 홈페이지 캡처
갤러리아백화점도 2030 VIP 고객의 매출 비중이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2021년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연간 2000만원 이상을 쓴 VIP 고객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45%였는데요, 이중 2030 고객 비중이 2020년보다 50% 늘어날 정도로 30대 이하 고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최근 전년 구매금액이 2000만원 이상인 파크제이드 블루 등급 이상인 30대 VIP 고객을 겨냥한 라이프스타일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와인·아트·펫·헬스케어 등 젊은 고객이 주로 관심을 보이는 4가지 분야를 골랐는데요, 고객이 와인 서비스를 구독하면 갤러리아 와인 바이어가 큐레이션한 ‘이달의 와인’을 매월 1병씩 3개월간 받을 수 있습니다. 아트를 선택하면 그림 대여 전문업체 오픈갤러리를 통해 원하는 작품을 3개월간 빌릴 수 있고, 펫을 고르면 반려동물 커머스 플랫폼 베이컨박스에서 반려견 장난감 2종, 반려견 용품 1종과 맞춤 수제간식 2종으로 구성된 키트를 매월 새롭게 구성해 보내줍니다. 업계에서는 2030 VIP의 매출 비중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젊은 고객 유치를 위한 백화점들의 다양한 유인책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