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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해외서 '몸 쓰는 일'도 하겠다는 취준생들

취업난이 심각해 지면서 해외에서 일자리를 찾는 취업 준비생이 크게 늘었다. 정부의 해외 취업 지원 프로그램(K-Move)으로 외국에서 취업한 사람은 2013년 1607명에서 작년엔 4811명으로 3배…

정부 통해 해외 취업 3년새 3배↑
IT·금융 등 전문직 위주서 벗어나 배달·서비스직 지원자 늘어

취업난이 심각해 지면서 해외에서 일자리를 찾는 취업 준비생이 크게 늘었다. 정부의 해외 취업 지원 프로그램(K-Move)으로 외국에서 취업한 사람은 2013년 1607명에서 작년엔 4811명으로 3배 정도 늘었다. 해외 취업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배달·용접 등 단순 직무를 찾아 해외로 나서는 취준생도 그만큼 많다.

서울 사립대를 졸업한 박모(27)씨는 지난 5월 경기도에서 열린 해외 취업 박람회를 찾았다. 행사장에서는 소프트웨어, 일반 경영직, 제과·제빵사, 목수, 전기기사, 배관, 용접 직업군들을 안내했다. 박씨는 일반 경영직 상담 부스에서 고객서비스직을 추천받았다. 유명 대기업의 가전제품 콜센터에 근무하며 미국에 사는 한국인 고객들의 요구 사항을 접수하는 단순 업무였다. 박씨는 "취업하느라 아등바등했던 한국을 일단 떠나고 싶었다. 국내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보다 해외로 나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현재 서울 강남의 한 해외 취업 컨설팅 업체에서 고객 응대 등 서비스 관련 수업을 듣고 있다.

정부 지원 프로그램 통한 주요국 해외 취업자수 그래프

지난 6월 취업 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구직자 478명을 대상으로 '해외 취업 의향'을 조사한 결과 78.5%가 해외 취업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는 '국내 취업난이 너무 심각해서'가 46.9%로 가장 많았다. 이들이 찾는 해외 일자리는 과거보다 다양하다. 과거 해외 취업자들은 국내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기 위해 주로 IT, 금융 산업 등 소수의 일류 기업에 지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난다. 일부는 "국내에서 변변한 직장을 갖지 못한 것이 부끄러워 해외로 나간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2년 동안 취업을 준비하던 조모(28)씨는 2016년 1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일을 하며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제도)를 떠났다. 단기간에 해외에서 목돈을 벌어 창업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조씨는 주간에는 소 도축장에서 고기를 자르고 야간에 주점을 청소하는 일을 한다. 하루에 4~5시간밖에 못 자고 있지만, 주급이 200만원쯤 된다. 조씨는 "최대한 돈을 많이 모으려고 관광도 다니지 않았다"며 "한국에 돌아갈 때까지 최대한 돈을 모아서 귀국하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예전에 주로 금융·IT 등 전문직 중심으로 해외 취업을 알선하던 헤드헌팅 업체들도 바뀌고 있다. 한 해외 취업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국내 취업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구직자들이 다양한 업종을 찾는다"며 "예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몸 쓰는' 일을 찾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도 많다.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이 각종 취업 게시판에 채용 공고를 올려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을 유혹한다. 최근엔 IT 분야에 재능이 있던 대학생이 '고수익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광고를 보고 해외로 떠났다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에게 감금, 폭행을 당해 결국 숨지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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