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인기 있는 공무원, 미국에서는···

韓, 취업난 속 늘어가는 공무원 지망생
 美, 정년없고 상대 임금 높지만 덜 몰려
사회 인식과 일자리 상황이 차이 만들어

올해 9급 공무원 공채 지원자수가 22만여명으로 2012년 15만 7154명보다 41.67% 증가했다. 선발 인원은 4120명에 불과한데 22만여명이 몰리면서, 5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9급 공무원 초봉은 1호봉과 3호봉 기준 각각 1615만6800원과 1771만8000원이다. 병역 미필이면 1호봉, 필이면 3호봉을 부여 받는다. 여기에 각종 수당을 더하면 9급 공무원의 초임은 2600~2700만원 선이다. 높다고 할 수 없지만, 적은 금액도 아니다.
 
이 정도 급여에, 매력적인 안정성이 더해지면서 공무원은 최고 인기 직업으로 떠올랐다. 학벌이나 스펙을 따지지 않고 시험 점수만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것도 이점이다.
  
◇정년 없이 억대 연봉 받는 미국 공무원

미국 공무원 체계는 우리와 조금 다르다. 미국 공무원은 연방공무원과 지방공무원으로 나뉜다. 우체부, FBI, 군인 등은 연방공무원에 속하고 교사, 경찰, 소방관 등은 지방공무원에 속한다. 지방공무원은 다시 주정부(state), 카운티정부(county), 시정부(city)로 구분한다.

연방 공무원 급여 체계는 우리와 비슷하다. 재직기간에 따라 급여가 상승하는 호봉제다. 위의 표는 연방공무원의 GS1에서 GS15까지의 봉급표다. 한 호봉이 오를 때마다 임금이 약 3%씩 상승한다.
 
 가장 등급이 낮은 GS1의 급여는 약 2087만원(1만 8343달러)으로 시작한다. 봉급표상 최고 등급인 GS15의 급여는 10호봉(스텝10)에 이르면 약 1억 5185만원(10만 2646달러)으로 오른다. 특정지역에서 근무하는 연방공무원은 물가 및 민간인과의 임금 격차를 고려해 좀 더 받기도 한다.
 
 이밖에 초과수당, 격무수당, 재해수당 등을 받는다. 유급휴가, 정기휴가, 병가를 낼 수 있다. 사용하지 못한 유급휴가는 자동으로 없어지거나, 돈으로 돌려받거나, 이듬해로 이월할 수 있다. 이외에 주거 및 저축 보조, 은퇴연금, 생명보험 등의 혜택을 받는다.
  
우리나라 공무원과 가장 큰 차이점은 정년이다. 미국은 경찰관, 형무관 등 몇몇 직군을 제외화고는 정년이 없다. 건강이 허락하면 노인이 돼서도 계속 다닐 수 있다.

지방공무원은 지역마다 체계가 다르고, 수당이나 혜택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미국 젊은이가 공무원에 안몰리는 이유

한국과 미국을 비교하면 미국이 좀 더 낫다. 우리나라 9급은 기본 사무직부터 기획, 관리까지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 미국의 GS1~GS9급 업무를 모두 하는 셈이다.

그러면서 우리 9급 공무원은 신입 때 1615만6800원~1771만8000원의 기본 연봉을 받는다. 자격요건과 권한이 비슷한 미국 GS9급의 신입 기본연봉 약 4858만원(4만2823달러)의 1/3 수준이다. 한국 1인당 GDP가 2만5990달러로 미국 1인당 GDP 5만7220달러의 1/2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격차가 큰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 젊은이들은 소방관, 경찰 등 일부 직군을 제외하면 공무원에 대거 몰리진 않는다. 일단 기회의 문이 좁다. 미국은 공무원을 뽑을 때 전문성과 경험을 중시한다. 입사 후 바로 업무에 투입될 사람을 원하기 때문에 경력자를 뽑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규모 공채를 하지 않고, 빈자리가 날 때 공고를 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젊은 공무원 비율이 낮다. 2013년 기준 미국 연방공무원 가운데 30세 미만의 비율은 7%에 불과하다. 일반 사기업의 30세 미만 직원 비율 25%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것이다.

◇창의적인 일이 좋아

최근 미국에선 공무원의 장점이 조금씩 퇴색되고 있다. 미국도 공무원은 한때 '철밥통'으로 통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재정이 악화되면서 공무원 까지 정리해고나 임금삭감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여전히 정년은 없지만 중간에 해고당할 위험은 있는 것이다.

2014년 기준 미국 연방 공무원 수는 271만1000명으로 2011년 340만명보다 크게 줄었다. 1966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융위기 이후 유일하게 고용률이 줄어든 분야가 공직"이라고 보도했다.

대신 제조업 부활 움직임 등에 따라 민간의 파워는 강해지고 있다. 그래서 공무원 대신 창의적인 일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직업사전을 보면 2010년 미국의 직업 수는 3만654개에 이른다. 반면 우리는 2011년 기준 1만1655개에 불과하다. 미국이 우리에 비해 할 일이 많다는 뜻이다. 창업 열기도 높은 편이다.

한국행정연구원 최순영 연구위원은 "우리는 국가 주도 산업화의 영향으로  엘리트 까지 공무원을 선호하지만, 미국은 민간 기업 위주로 발전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